수정세계 - Crystal World - (1)
- 모 카페에 올라가는 소설과 동시에 올라가는 형편없는 평범한 판타지 소설//
<Prologue>
남쪽 먼 바다 밑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고 전해진다.
해초들로 무성한 해중림에 그 도시가 있다고 하지만, 확실한 위치조차 찾아낼 수 없다고 한다.
군청색 아른거리는 하늘 밑에 자라는 나무들은 초록빛 나뭇잎 대신 우윳빛 수정(水晶)들을 달고 있고, 여명빛 길을 따라 가면 수정(水晶)으로 된 성이 있다고 한다.
키의 2배가 넘어가는 나무도 작아보이는 문 안으로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춥고 넓고 어두운, 쓸쓸한 복도가 있다.
검은색 어둠을 따라 가면, 어둠을 먹어 흰 빛을 뱉어내는 듯한 반짝이는 수정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그 수정을 만지는 순간, 수정은 수정이 아니게 되었다.
수정은 부서졌다.
- 수정세기 (水晶世記) 발췌 일부. -
먼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행위를 흔히 원양어선업, 아니 원양어선질 이라고 한다. 노동의 질이나 정도(?)를 고려했을 때, '업'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내 가 원양어선질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만 추려서 이야기하자면 첫번째는 돈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 있어야 뭐든지 살 수 있는 모양이다. 사실 작년의 목표는 새로운 오토바이를 마련하는 것이었지만, 들어오는 대로 나가는 용돈을 주체하지 못해서 실패했다. 그래서 애써 마음을 다잡고 3박 4일간만 고생하고 부자되겠다고 생각하고 결심한 것인데.. 친구들과함께 겨울에 스키장만 안 갔어도, 그때 지갑만 안 잃어버렸어도 .. 이런 고생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짠해진다... 크흑..
두번째는 순진한 경험이다. 왜, 젋은이들은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고생을 사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벌면서 하는 고생은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말이 왜곡된 것 같기도 하지만, 애써 무시하도록 하자.
여하튼간, 이러한 사고(思顧) 끝에, 나는 면접을 신청하기로 결심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 길거리 신문지함에 잔뜩 꽃힌 신문을 하나 집어들어 나오는 광고를 포착한 뒤, 전화를 걸어보았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무작정 전화를 건 곳은 원양어선회사였다.
잠깐의 다이얼 소리가 울린 후, 한 남자의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저... 신문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거는데요. 원양어선 일을 할 수 있는지.."
"일 말인가. 이름이 뭔가."
"'시큐' 라고 합니다."
"내일 아침 아홉시까지 샌턴 소개소로 오면 된다."
한낱 소개소잖아? 그런데 말투가 뭐 이런담 ...
"알겠습니다. 그런데 위치는 어디..."
뚜- 뚜-
불 친절함의 극치를 보았다. 게다가 목소리까지 탁한 게 방금 거하게 담배를 피고 온 듯 하다. 저런 소개소라니, 영 느낌이 나쁘다. 괜히 잘못 갔다가 원양어선일은 커녕 약 탄 웰치스를 먹고서 손발이 묶인 채로 거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뭐 어때, 이러면서 세상 배워나가는 거야. 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를 켜고 '리자인'을 켰다.
' 리자인'은 한창 뜨고 있는 온라인게임 중 하나다. 무인도에서 제국건설까지를 스스로 해내가는 게임인데, 굉장히 자유도가 높아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다. 나는 이 게임을 재미있게 했었지만, 며칠전에 누군가가 계정을 신랄하게 박살내어 놓았다. 해킹당한 것이 틀림없다. 상실감에 며칠간 이 게임을 접었지만, 오늘같이 활력소가 필요한 날에는 한번쯤 재미지게 게임하며 창작욕을 불태울 필요가 있지!
오랜만에 게임에 로그인하니, 며칠간 별함없이 한창 부서져 있던 섬을 배경으로 캐릭터가 서 있었다.
남 아있는 재산 중 하나인 보트를 타고, 새로운 터전을 세우기 위해서 옆 섬으로 옮겨갔다. 옆 섬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돌로 나무를 캐고, 나무를 가공해서 막대기를 만든 뒤에, 삽을 만들어 집을 지었다. 그리고 집 안에 모닥불을 떼어 삶의 터전을 만들었다. 방 안이 밝고 따뜻해졌다. 아... 게임 속이 따뜻한데, 왜 내가 졸립지...
어느새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으아! 벌써 여덟시야!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적당히 씻고 나니 여덟시 반이었다.
장소를 알아보니, 다행히도 소개소는 서울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니, 정확히 정각에 소개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제일 늦게 도착한 사람은 나였다. 문제는, 제일 일찍 도착한 사람도 나였다는 거다.
나 밖에 없었더라, 그 말이다.
"...아..?"
덩 그라니 달린 창문 하나가 세상과의 연결통로의 전부였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휑한 회색빛 건물 안에 있자, 심히 심기가 불편해져 버렸다. 여기가 아닌가 보다, 빨리 나가야지, 라고 하면서 뒷문을 열려고 했지만, 덜그럭 소리와 함께 거부당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쾅" 소리가 났다. 덩치와 키가 크면서 동시에 얼굴은 친근한 아저씨(?)처럼 생긴 한 분이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
"자넨 면접 합격이네."
"에...?"
"... 이런 수상쩍은 건물을 제발로 들어오는 멍청함과 용기는, 앞으로 몇개월간의 해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적합한 조건이지."
라 고 하면서, 종이 한장을 나에게 휙 넘겨주었다. 아저씨 생김새와는 다르게 보기보다 세밀하게 정리되어있는 그 문서에는, 계약기간.. 에? 6개월?! ... 그리고 보험이... 없다고? 문제는... 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싸인이 되어 있는 거지??!
식은땀이 비질비질 흘렀다.
"에.. 헤헤... 저기요..."
그 아저씨 주머니에서 티켓 두장이 나왔다.
"지금 당장 기차를 타러 가도록 하지."
"저... 기간이 너무 긴..."
"... 1억 5천이 끌리지 않는가."
움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어느새 기차를 타고 있었다.
<Prologue>
남쪽 먼 바다 밑에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고 전해진다.
해초들로 무성한 해중림에 그 도시가 있다고 하지만, 확실한 위치조차 찾아낼 수 없다고 한다.
군청색 아른거리는 하늘 밑에 자라는 나무들은 초록빛 나뭇잎 대신 우윳빛 수정(水晶)들을 달고 있고, 여명빛 길을 따라 가면 수정(水晶)으로 된 성이 있다고 한다.
키의 2배가 넘어가는 나무도 작아보이는 문 안으로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춥고 넓고 어두운, 쓸쓸한 복도가 있다.
검은색 어둠을 따라 가면, 어둠을 먹어 흰 빛을 뱉어내는 듯한 반짝이는 수정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그 수정을 만지는 순간, 수정은 수정이 아니게 되었다.
수정은 부서졌다.
- 수정세기 (水晶世記) 발췌 일부. -
먼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행위를 흔히 원양어선업, 아니 원양어선질 이라고 한다. 노동의 질이나 정도(?)를 고려했을 때, '업'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내 가 원양어선질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만 추려서 이야기하자면 첫번째는 돈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 있어야 뭐든지 살 수 있는 모양이다. 사실 작년의 목표는 새로운 오토바이를 마련하는 것이었지만, 들어오는 대로 나가는 용돈을 주체하지 못해서 실패했다. 그래서 애써 마음을 다잡고 3박 4일간만 고생하고 부자되겠다고 생각하고 결심한 것인데.. 친구들과함께 겨울에 스키장만 안 갔어도, 그때 지갑만 안 잃어버렸어도 .. 이런 고생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짠해진다... 크흑..
두번째는 순진한 경험이다. 왜, 젋은이들은 고생을 사서 한다고 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고생을 사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벌면서 하는 고생은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말이 왜곡된 것 같기도 하지만, 애써 무시하도록 하자.
여하튼간, 이러한 사고(思顧) 끝에, 나는 면접을 신청하기로 결심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 길거리 신문지함에 잔뜩 꽃힌 신문을 하나 집어들어 나오는 광고를 포착한 뒤, 전화를 걸어보았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무작정 전화를 건 곳은 원양어선회사였다.
잠깐의 다이얼 소리가 울린 후, 한 남자의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저... 신문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거는데요. 원양어선 일을 할 수 있는지.."
"일 말인가. 이름이 뭔가."
"'시큐' 라고 합니다."
"내일 아침 아홉시까지 샌턴 소개소로 오면 된다."
한낱 소개소잖아? 그런데 말투가 뭐 이런담 ...
"알겠습니다. 그런데 위치는 어디..."
뚜- 뚜-
불 친절함의 극치를 보았다. 게다가 목소리까지 탁한 게 방금 거하게 담배를 피고 온 듯 하다. 저런 소개소라니, 영 느낌이 나쁘다. 괜히 잘못 갔다가 원양어선일은 커녕 약 탄 웰치스를 먹고서 손발이 묶인 채로 거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뭐 어때, 이러면서 세상 배워나가는 거야. 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를 켜고 '리자인'을 켰다.
' 리자인'은 한창 뜨고 있는 온라인게임 중 하나다. 무인도에서 제국건설까지를 스스로 해내가는 게임인데, 굉장히 자유도가 높아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다. 나는 이 게임을 재미있게 했었지만, 며칠전에 누군가가 계정을 신랄하게 박살내어 놓았다. 해킹당한 것이 틀림없다. 상실감에 며칠간 이 게임을 접었지만, 오늘같이 활력소가 필요한 날에는 한번쯤 재미지게 게임하며 창작욕을 불태울 필요가 있지!
오랜만에 게임에 로그인하니, 며칠간 별함없이 한창 부서져 있던 섬을 배경으로 캐릭터가 서 있었다.
남 아있는 재산 중 하나인 보트를 타고, 새로운 터전을 세우기 위해서 옆 섬으로 옮겨갔다. 옆 섬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돌로 나무를 캐고, 나무를 가공해서 막대기를 만든 뒤에, 삽을 만들어 집을 지었다. 그리고 집 안에 모닥불을 떼어 삶의 터전을 만들었다. 방 안이 밝고 따뜻해졌다. 아... 게임 속이 따뜻한데, 왜 내가 졸립지...
어느새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으아! 벌써 여덟시야!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적당히 씻고 나니 여덟시 반이었다.
장소를 알아보니, 다행히도 소개소는 서울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니, 정확히 정각에 소개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물론 제일 늦게 도착한 사람은 나였다. 문제는, 제일 일찍 도착한 사람도 나였다는 거다.
나 밖에 없었더라, 그 말이다.
"...아..?"
덩 그라니 달린 창문 하나가 세상과의 연결통로의 전부였다. 밖에서도 안에서도 휑한 회색빛 건물 안에 있자, 심히 심기가 불편해져 버렸다. 여기가 아닌가 보다, 빨리 나가야지, 라고 하면서 뒷문을 열려고 했지만, 덜그럭 소리와 함께 거부당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쾅" 소리가 났다. 덩치와 키가 크면서 동시에 얼굴은 친근한 아저씨(?)처럼 생긴 한 분이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
"자넨 면접 합격이네."
"에...?"
"... 이런 수상쩍은 건물을 제발로 들어오는 멍청함과 용기는, 앞으로 몇개월간의 해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적합한 조건이지."
라 고 하면서, 종이 한장을 나에게 휙 넘겨주었다. 아저씨 생김새와는 다르게 보기보다 세밀하게 정리되어있는 그 문서에는, 계약기간.. 에? 6개월?! ... 그리고 보험이... 없다고? 문제는... 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싸인이 되어 있는 거지??!
식은땀이 비질비질 흘렀다.
"에.. 헤헤... 저기요..."
그 아저씨 주머니에서 티켓 두장이 나왔다.
"지금 당장 기차를 타러 가도록 하지."
"저... 기간이 너무 긴..."
"... 1억 5천이 끌리지 않는가."
움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어느새 기차를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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